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고즈넉한 시간을 보내고 싶던 나는 행락객들의 발이 닿지 않을 높이까지 힘들여오르기

시작했다. 어차피 피서객들은 자동차가 올라올 수 있는 일정 거리까지만분포(?)해 있기

때문에 조금만 높이 올라가도 그런 소란과는 멀어질 수 있었다.이윽고 나는 치악산 중

턱에서 불쑥 내밀어진 것 같은 거대한 바위 하나를 발견할수 있었다. 뒤쪽에선 우거진

수풀로 적당히 그림자가 져있고, 앞으로는 사방이 확트인 멋진 자리였다. 게다가 사람

들도 없는 조용한 장소! 저곳은 나를 위한 곳이다!나는 냉큼 배낭을 내려놓고 차가운 바

위에 엉덩이를 대고 앉았다. 그리고는 나의발아래 보이는 풍경을 한껏 만끽하기 시작했다.

초록. 초록. 초록. 온통 초록색이었다.산자락을 메우는 색은 초록, 저 멀리 산을 뒤덮은 색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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도 초록, 발아래의 숲도 초록이다.마음을 푸근하게 만드는 초록빛이 내 발 바로 아래에

서 시작해 저 멀리까지 뻗어있는 광경은 바람이 온 몸을 관통하는 것 같다.”하아…. 상쾌

하구나….”사람들이 왜 산 위에서 ‘야-호-!’라고 소리치는지 이해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.

광활하게 펼쳐진 녹색의 대 곡선은 웅장하기 그지없었다. 넘쳐나는 여름의 생명력이 약

동하는 녹색의 세계. 인간은 만들어낼 수 없는 압도적인 감동. 막힌 가슴이화악 뚫리는

느낌이다. 역시 오길 잘했어. 하하핫!꼬르르륵….”…야. 이럴 때 꼭 그렇게 울려야겠냐?”

난 한심하다는 듯 나의 배를 바라보았다. 확실히 밥 먹을 때가 되긴 되었지. 하지만 사람

이 좀 감동하고 있을 때는 좀 참지 그러니?내 위장에게 충고를 하던 나는 피식 웃었다. 에

라, 뭐하는 짓이냐. 밥 때가 되었다고 배사 우는 것뿐인데. 그래, 기왕 이렇게 된 거 여기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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서 밥이나 먹고 적당히쉬다가 내려가자.나는 배낭을 열어 산 아래 편의점에서 사온 삼각

김밥과 음료수를 꺼내었다. 요기 아래는 괜찮지만, 이곳을 비롯한 위쪽은 취사금지의 지역

이다.아쉬워해도 어쩔 수 없는 것이, 내가 만들어 먹는다고 해도 편의점 제품 보다 맛있게

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. 한 때의 변덕으로 요리를 배우긴 했지만, 지금은다 까먹었지!

와하하하!(뭘 자랑스러워하는 거냐!)음료수 캔을 따고 삼각 김밥의 포장을 뜯어 고소한 김

과 차가운 밥, 다양한 맛의내용물을 우적거리는 동안 바람은 종종 내 이마를 쓸고 지나갔

다. 자연 속에서 먹 밥은 왠지 모르게 훨씬 맛있다. 대도시의 찌든 공기 속에서 까먹는 삼각 김밥