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수 있도록‥‥‥‥”연운삼향이란, 봉명장 사람들이 어떤 특별한 경우에 서로 연락을 취하는
신호의 방법이었다.음화가 고개를 끄덕였다.”그렇게 하기로 하세 ! 하지만 우리는 정신을 바
싹 차리고 조심해야 돼 ! 저놈은 대단히 손끝이 모질고 매운 녀석 같아 뵈니까.”두 장정
말을 마치고, 길 양편으로 무성해 있는 풀과 나무 틈에 몸을 숨겨서 더한층 빠르게 청년의
뒤를 쫓았다.강변 일대엔 잡초가 무성한 숲과 울퉁불퉁 비어져 나온 괴석(怪石)들이 많았지
만, 두 장정들의 경신술도 결코 보통이 아니었다. 조심조심, 살금살금, 바스락대는 소리 한
번도 내지 않고 그들은 순식간에 앞서 가는 청년과 불과 십여 장밖에 떨어지지 않은 가까운
지점까지 육박해 들어갔다.그 화려한 청년은 전혀 아무 것도 모른다는 태도였다. 강변에 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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커니 서서, 이따금 고개를 쳐들어 하늘을 바라보며 시간을 따져 보는 모양이었다. 어떤 사람
과 이 지점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해놓았는데 아직도 그 시간이 되지 않아서 심히 초조하고
조급히 기다리고 있는 모양이었다.뜨거운 차 한 잔을 마실 만한 시간이 조용히 흘러갔다.
청년은 별안간 고개를 다시 쳐들고 하늘을 바라보며 껄껄 웃었다.청년의 웃음소리는 처참
하게 들렸다. 비록 웃고 있다고는 하지만, 그 웃음 속에는 일종의 원한과 분노가 가득 차
있었다.한바탕 웃고 난 청년은 혼자 중얼댔다.”핫!핫!핫! 그 당년에도 바로 이맘때였었지 !
바로 이맘때부터 그일이 시작되었지 !”화려한 청년은 그 웃음소리도 괴상할 뿐더러, 중얼대
고 있는 말까지 도무지 뭣을 말하고 있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.음화, 음웅 두 장정 녀석들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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별안간 깜짝 놀랐다. 그 화려한 청년이 천천히 몸을 돌이키더니, 자기네들이 숨어 있는 곳을
향하고 손을 흔들면서 소리를 질렀기 때문이었다.”두 친구들! 어디 좀 나오시지 !”두 장정들
이 그렇게 조심조심 소리도 내지 않고 뒤를 쫓아왔건만, 결국 청년을 속일 도리는 없었다.
그들은 대경 실색했다. 그러면서도 나타나야 옳은 것인지, 그대로 숨어 있어야 할 것인지 결
정을 내리지 못하고 망설이기만 했다.바로 이때, 그 화려한 청년은 돌연, 기탄없이 냉소를 터
뜨렸다.”흐흐흥! 서남 지방에서 명성이 쟁쟁하다는 봉명장의 소위 오음(五陰)이라는 거물
들이, 이렇게 얼굴도 꼬리도 감추고 사람 앞에 나타나지도 못하는 변변치 못한 위인들이
었던가?”이쯤 되고 보니 음화, 음웅 두 장정도 비록 내심 의심과 두려움을 금할 길